재무설계에 대한 생각

잘 모른다고 생각하시면 차례대로 다 읽으세요.

1. 재무설계 정의

재무설계란 개인의 상황에 맞는 재무목표를 설정하고 현재 재무상태를 파악하여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계획을 세워 실천해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먼저 재무목표를 세우고 우선순위를 정한다. 재무목표에는 크게 결혼자금, 주택자금, 은퇴자금 마련 등이 있고 각자 상황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재무적 관심사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 신입사원이라면 건전한 소비습관 형성, 신혼부부라면 결혼과 동시에 생긴 각종 대출이나 소득원(맞벌이 혹은 외벌이)에 대한 고민, 이미 일정수준 이상의 자산을 형성했다면 안전한 자산증식 방법 등이 대표적이다.

그 다음에는 재무상태표를 만들어 현재 재무상태를 점검한다. 재무상태표는 자산현황과 현금흐름으로 이루어지는데 이는 앞으로의 계획을 세우는 기준이 되므로 정확하게 기입해야 한다. 정확한 진단 없이는 최상의 솔루션을 기대할 수 없고 부정확한 재무상태표는 오히려 혼란만 야기하기 때문이다. 이때 현금흐름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지 않다면 현금흐름을 개선하는 것이 급선무다. 사실 재무설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현금흐름을 정비하여 돈에 대한 통제력을 높이는 것이다.

이 두 가지를 마치면 이를 바탕으로 재무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안을 수립하고 실천에 옮긴다. 또 일회성 실천으로 끝나지 않고 상황 변화에 따라 대처하기 위해서는 주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수다. 다음은 구체적인 재무설계 과정의 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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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재무설계는 막연하게만 느껴지던 미래의 재무목표를 수치를 사용하여 직관적이고 구체적으로 표현함으로써 달성 가능성을 키운다는 장점이 있다. 직관적이고 구체적인 목표가 스스로 그 필요성을 깨닫고 실천하는 데 충분한 동기부여를 하는 것이다. 또 재무목표라는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면서 예측 가능한 문제를 사전에 예방하고 조기에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유익하다.

앞서 말했듯이 금융상품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구조가 복잡해진 지금은 일반인으로서는 충분한 지식과 정확한 정보를 얻기 힘들어서 간혹 혼란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개개인의 상황과 경제 및 시장 상황에 따라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실행안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수이다.

2. 현 실태와 문제점

재무설계의 정의만 보면 재무설계가 필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재무설계의 이론적인 장점만 보면 이보다 더 좋은 것이 없다. 다만 문제는 좋은 취지로 만든 제도라고 해도 실제로 이것이 어떻게 운영되느냐에 따라 결과가 판이하게 달라질 수있다는 것이다. 재무설계도 마찬가지다. 누구에 의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천차만별이다.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일을 하게 만드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돈을 지불하는 것이다. 그런데 무료 재무설계, 정말 무료로 해주는 것일까? 정말 무료라면 앞으로 언급할 문제점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무료 재무설계란 안타깝게도 재무설계라는 고상한 가치로 포장된 상품판매 방법 중 하나에 불과하다. 그리고 이를 통해 판매하는 상품은 대개 보험상품이다. 돈이 되기 때문이다. 돈이라는 요소가 반영될 때 재무설계가 어떻게 변하는지 살펴보자. 모든 일에는 진단과 처방이 필요하다. 재무설계 단계를 구분하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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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진단 없이는 효과적인 처방이 나올 수 없는데 무료 재무설계에서는 진단을 형식적으로 하고 처방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심지어 진단을 열심히 하더라도 결국 내리는 처방은 항상 같은식이다. 현금흐름에 문제가 있다는 진단을 내려도 재무설계에서 가장 중요한 돈에 대한 통제력을 높이는 처방은 생략된다. 왜 그럴까? 그것은 무료 재무설계의 목적이 상품판매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무료 재무설계의 대가는 상품 판매를 통해 발생한다.

상품을 판매하는 데 있어서 진단은 거추장스러운 절차일 뿐이다. 현실에서 시간이 생명인 영업사원들에게는 재무설계의 고상한가치를 달성하기 위해 정해진 절차에 최선을 다하는 것보다 시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배분해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럼 이들이 어떤 식으로 상품을 판매하는지 살펴보자. 보험상품에는 보장성보험과 저축성보험이 있다. 일단 무료 재무설계를 받으면 그들은 기본적인 위험관리를 위해서는 보장성보험이 필수라며 가입을 권유한다. 여기까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보장성보험은 누구에게나 하나쯤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종신보험이나 CI보험 등은 보장내용이 좋지 않고 보험료만 비싼 상품을 판매하는 경우가 많으니 주의해야 한다.

그리고 재무설계의 꽃이라고 포장하는 저축성보험을 판매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재무목표를 정할 때 먼저 단기, 중기, 장기 재무목표로 나눈다. 이때 장기 재무목표인 은퇴자금을 포함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은퇴자금의 우선순위와 상관없이 장기 재무목표는 장기상품으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한다. 여기서 말하는 장기상품은 대부분 변액유니버셜보험이나 변액연금보험, 저축보험 같은 저축성보험상품이다.

결혼한 지 1~2년이 지난 부부라고 해도 은퇴설계는 신중하게 따져서 실행에 옮겨야 하는데 이제 막 사회에 첫발을 내딛은 신입사원에게 은퇴자금 준비라는 명분하에 변액유니버셜보험, 변액연금보험 같은 장기 저축성보험상품을 판매하려고 하는 것이다. 신입사원에게 정말 지금 당장 은퇴자금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설령 필요하다고 생각하더라도 은퇴자금을 준비하기 위해 이런 장기 저축성보험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최선일까?

3. 올바른 재무설계 방향

재무설계를 받으면 먼저 재무목표와 우선순위를 설정한다. 1순위는 결혼자금, 2순위는 여행자금, 3순위가 은퇴자금이라고 가정하자. 여기서 우선순위는 무엇을 의미할까? 무료 재무설계에서 말하는 우선순위는 먼저 실행해야 할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우선순위에 맞춰 저축 비중을 조절할 뿐이다. 그런데 결혼자금, 여행자금, 은퇴자금이라는 세 가지 재무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이러한 재무목표는 어떻게 실천해나가는 것이 현명한 것일까? 아래를 살펴보자.

거북이는 일단 결혼 적령기가 다가오고 있으니 결혼자금을 모으는 데 저축을 집중시키기로 한다. 반면 두꺼비는 재무설계를 받고서는 나름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그리고 재무설계사의 조언대로 결혼자금 50%, 여행자금 20%, 은퇴자금 30%로 저축을 나눠서 하겠다는 계획을 세운다.

거북이와 두꺼비 중 누가 합리적인 선택을 한 것일까? 무료 재무설계에서는 두꺼비의 방식을 추천한다. 왜냐하면 결혼자금이나 여행자금 같은 단기목표에 치중하면 저축보험이나 변액유니버셜보험 같은 저축성보험 판매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무료 재무설계에서는 기간에 따른 재무목표에 따라 다음과 같은 금융상품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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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순위에 따르면 은퇴자금이 가장 마지막이지만 결혼자금, 여행자금, 은퇴자금이라는 재무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해야 저축 여력의 일부를 은퇴자금에 할당할 수 있다. 그리고 이는 저축성보험 판매로 이어진다. 결국 재무목표를 세우고 단기, 중기, 장기로 구분해서 저축하라는 것은 저축 여력의 일부를 장기 재무목표에 할당해서 저축성보험상품을 판매하기 위한 고도의 영업전략인 것이다.

저축성보험은 장기로 유지하면 장점이 있는 상품이 아니라, 장기로 유지해야 그나마 다른 상품들과 비교라도 해볼 수 있는 문제 많은 상품이다.

나는 거북이처럼 우선순위 1순위인 동시에 단기재무목표인 결혼자금 모으기에 자금을 집중시키는 방식을 추천한다. 재무목표간 우선순위가 뚜렷하고 달성하기까지 남은 기간이 명확하다면 거북이처럼 우선순위가 높은 단기목표에 집중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여행이야 결혼자금 준비하다가 결혼시점까지 여유가 생기면 그때 가도 괜찬핟. 무리해서 여행 갔다가 결혼자금이 부족해서 신혼여행을 좋은 곳으로 못 가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

재무설계에서 중요한 것은 실패하지 않는 것이다. 거북이처럼 한 곳에 집중하는 것이 오히려 실패 확률을 줄이는 방법이다. 두꺼비처럼 결혼시점을 예상하고 그 시점에 맞춰서 저축을 한다고 가정해보자. 이를테면 한 달에 160만 원을 저축할 수 있지만 80만 원만 결혼자금을 위해 모아도 예상 결혼시점까지 결혼자금을 모을 수 있다. 그래서 나머지 저축 여력은 재무설계에 따라 은퇴자금에 할당해서 저축성보험상품에 가입한다. 연금보험에 30만 원, 변액유니버셜보험에 50만 원을 배정한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결혼이 앞당겨지는 상황이 되면 어떻게 해야할까? 부족한 결혼자금을 채우기 위해 연금보험이나 변액유니버셜보험 상품들을 해약할 것인가? 아님 그대로 두고 대출을 받을 것인가? 중도인출 기능이 있다지만 이는 속 빈 강정을 만드는 지름길이다. 장기재무목표 달성을 위한 저축성보험상품을 중도에 해약하게 되면 큰 손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결혼자금을 먼저 모으고 나면 결혼 전 다양한 상황에 대처하기 용이하고 좀 더 홀가분한 마음으로 현실적인 은퇴설계가 가능하다. 즉 저축성보험상품은 서둘러 가입할 필요도 없고 재무설계의 취지에도 맞지 않다.

4. 거북이 생각

돈이라는 것은 모이면 모일수록 더 나은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이 가능하고 투자위험이 상대적으로 감소한다는 장점이 있다. 목적별로 나누어 관리하는 것보다 눈밭에서 눈을 굴리듯 하나의 목돈으로 관리하는 것이 자산증식에 유리하다. 재무목표 달성보다 중요한 것은 종자돈을 마련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불려나가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재무목표도 달성된다. 사실 종자돈을 모아나가는 단계에서는 재무설계가 필요 없다.

나는 무료 재무설계가 상품판매를 위한 정교한 고객 설득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재무설계가 종자돈 마련에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많다. 혹자는 말한다. 그래도 무료인데 손해 볼 것은 없지 않느냐고. 그러나 돈보다 중요한 것이 시간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