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배분형 투자상품

잘 모른다고 생각하시면 차례대로 읽으세요.

1. 개요

간접투자 관련 선행학습 글이 점점 늘어나네요. 직접투자가 아닌 간접투자도 이렇게 알아야 할 내용이 많습니다. 예금자보호법에 의해 원금과 소정의 이자가 보장되는 저축보다 더 높은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당연히 더 노력해야 해요. 그리고 노력한다고 반드시 더 높은 수익을 얻는 것은 아니라는 점, 바로 변동성(=위험)이 투자의 묘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초보자 분들께 항상 적립식 투자를 추천하고 있는데요. 이는 투자 위험(=변동성)을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변동성을 줄인다는 것은 단순히 손실을 줄이는 것만 의미하지 않고요. 심리적 요인, 즉 투자로 인한 스트레스를 줄여 시장에 오래 머물게 함으로서 수익 실현 가능성을 높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상승장이 시작될 때 뛰어들면 이미 늦었다고 생각하세요. 상승장이 시작되면 반대로 매도 시점을 고려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참고로 목돈으로 펀드나 ETF 같은 간접투자 상품을 한번에 매수하는 거치식 투자는 반드시 직접 투자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을 때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어디에 투자해야 하는가?”란 궁금증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많을 텐데요. 이런 생각을 가진 초보자 분들은 자산배분형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자산배분은 넓은 의미에서 주식, 채권, 상품 등 다양한 자산군 내에서 투자자산을 선택하는 것을 말하고요. 세부적으로는 주식도 우리나라, 미국, 유럽, 중국 등 여러 국가의 주식 중 선택, 채권도 우리나라, 미국, 브라질 등 여러 국가의 채권 중 선택, 상품도 금, 은, 구리 등 여러 상품 중 선택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자산배분형 상품은 이러한 자산배분을 알아서(?) 해주는 상품이에요.

과거 여러 연구에서 검증되었듯이 투자 포트폴리오의 장기 수익률은 대부분 자산배분에 의해 결정됩니다. 그래서 장기투자를 할 때 자산배분을 효과적으로 하고 투자비용을 줄이는 것에 집중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변액보험이 최악의 투자상품인 이유이기도 해요.

2. 국내 혼합형 펀드

가장 기본적인 자산배분형 상품은 국내 혼합형 펀드입니다. 국내 주식과 채권에 동시에 투자하는 상품이에요. 퇴직연금 운용수단에서 많이 볼 수 있어요.

○ 주식형 : 주식 비율 60% 이상
○ (주식)혼합형 : 주식 비율 50 ~ 60%
○ (채권)혼합형 : 주식 비율 50% 미만
○ 채권형 : 주식 비율 0%

위 내용은 일반적인 기준이고요. 실제로 어떤 비율로 투자하는지는 펀드 투자설명서와 운용보고서를 봐야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 참고로 동양 중소형고배당30, KB 밸류포커스30처럼 펀드명에서 주식 비율을 알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주식 비율 30% 이하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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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국내 혼합형 펀드의 존재 의미는 주식의 최소 보유 비율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식형 펀드를 운용하는 펀드매니저가 주가가 폭락할 때 바보라서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아니에요. 주가가 폭락하든 말든 주식형 펀드는 주식을 60% 이상 보유해야 됩니다.

그래서 혼합형 펀드를 선택할 때는 그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 ‘주식 비율 □□% 미만’ 형태의 펀드를 선택하는 것이 낫습니다. 물론 그 수치가 높아봐야 보통 40% 미만이기 때문에 상승장에서 속상할 수 있고요. 하락장에서도 아주 적극적으로 주식 비율을 조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스스로 초보자가 아니라고 생각하시면 그냥 알아서 자산배분을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펀드의 경우 운용금액이 많게는 수천억 원에 달하기 때문에 펀드매니저가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사실 어렵습니다. 수년간 지켜봤는데 거북이는 항상 직접 하는 게 더 낫더라고요. 그리고 예금 위주로 자산을 운용한다면 적립식 투자는 주식형 펀드를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3. 글로벌 펀드

예금 위주로 자산을 운용하던 꼬북님들은 “자산배분형 펀드를 추천한다더니 뭐 어쩌라는 거냐”라고 생각하실 수 있겠네요. 앞서 말씀드렸지만 자산배분은 주식과 채권 비율을 조정하는 것만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주식도 어떤 주식이냐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예금을 보유하고 있다면 ‘채권 : 주식’이 아니라 ‘예금 : 주식’으로 생각하셔야 됩니다. 채권(예금) : 주식 비율은 이미 스스로 결정하신 거죠. ‘채권(예금) : 주식’을 적극적으로 조정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냥 주식이나 상품을 세부적으로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에 집중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먼저 전 세계 여러 국가의 주식에 알아서 분산투자를 해주는 펀드가 있습니다. 미래에셋 인사이트 펀드가 대표적이죠. 펀드의 운용전략과 투자비중은 투자설명서와 운용보고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미래에셋 인사이트 펀드의 투자전략은 언제 봐도 패기가 넘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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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지수(BM)와 비교한 수익률은 최근 3년 기준을 제외하면 보잘 것 없습니다. 최근 5년 기준 비교 수익률은 무려 -16.70% 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차이는 더 벌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기억에는 채권 비율을 높이는 것을 본 적이 없어요. 총보수도 S 클래스 기준 연 1.94%로 높은 편입니다.

아무튼 미래에셋 인사이트 펀드는 주식과 채권 비율을 0~100%로 조절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주식에 100% 가까이 투자하여 비교지수(BM)와 진검승부를 벌였으나 상대적으로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비교지수(BM) MSCI AC World Index의 지수구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좀 비슷하지 않나요? 처음에 독창적(?)으로 운용하다 박살나더니 요즘은 참고를 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 MSCI All Country World Ind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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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가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비교지수(BM)로 MSCI AC World Index를 사용하는 펀드는 미래에셋 인사이트 펀드 외에도 여러 개 있고요. 나름 괜찮은 성과를 내는 펀드도 있습니다. 단지 잘 따져봐야 한다는 거죠.

○ 에셋플러스 글로벌리치투게더 S (H)
○ 유리 글로벌거래소 1S (H)
○ 피델리티 월드Big4S (재간접, H)

4. 글로벌 ETF

자산배분형 상품을 선택할 때 펀드와 ETF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정답은 없습니다. 거북이는 개인적으로 ETF를 선호합니다. 선진국, 신흥국으로 구분하기도 하고요. 유럽, 아시아, 중남미, 중동&아프리카 등 일부 지역에만 투자하는 ETF도 있습니다.

○ MSCI All Country World Index
– ARIRANG AC 월드(합성, H)
– ACWI [ETF.com/ACW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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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SCI Europe, Australia and Far East Index
– ARIRANG 선진국(합성, H)
– EFA [ETF.com/E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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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SCI Emerging Markets Index
– ARIRANG 신흥국(합성, H)
– EEM [ETF.com/E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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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를 빨간색 네모로 표시했는데요. 우리나라 증시는 MSCI AC World Index와 MSCI EM Index에 편입되어 있습니다. 가끔 MSCI 지수에 대한 기사가 나오는데요. 어느 나라가 어느 지수에 편입되느냐에 따라 우리나라 증시에 들어오는 외국인 투자금액이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실물 ETF는 실제로 주식을 매수하여 바스켓(Basket)을 구성하니까요.

5. 로보 어드바이저

사실 로보 어드바이저(Robo Adviser)에 대한 글을 쓰려다가 글이 이렇게 길어졌습니다. 비교대상을 찾다가 괜히 국내 혼합형 펀드를 언급했네요. 졸려서 일단 예전에 작성한 글을 사용한 후 나중에 좀 더 자세하게 수정할게요.

시스템 트레이딩을 하는 사람으로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내심 기대하고 있는데요. 적극적인(Active) 운용전략을 구사하는 펀드와 소극적인(Passive) 운용전략을 구사하는 ETF와 비교할 때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아직은 알 수 없습니다.

여러 업체가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데요. 현재 사이트가 확인되는 업체는 3개 입니다. 물론 제가 모르는 업체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 쿼터백 – [바로가기]
♦ 데이터앤애널리틱스 [바로가기]
♦ 에임(AIM) – 준비 중 [바로가기]

쿼터백은 곧 정식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가입자의 투자 성향을 진단하여 목표수익률을 설정한 후 자산배분, 종목추천, 매매까지 해주는 서비스입니다. 아래 그림을 보시면 쉽게 이해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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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으로 해준다고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닙니다. 쟁점은 “실제로 수익을 낼 수 있는가?” 입니다. 충분한 검증기간이 필요합니다.

로보어드바이저 기사를 보고 문득 떠오른 것이 있는데요. 2010년이었던 것 같습니다. 당시 시스템 트레이딩(알고리즘 매매)이 유행했었는데요. 변액보험 펀드 변경 시점을 프로그램으로 알려준다면서 뭐 대단한 것처럼 영업하던 카페가 하나 있었어요. 과거 KOSPI 그래프를 보여주면서 [주식형 -> 채권형], [채권형 -> 주식형] 펀드 변경 시점을 정확하게 예측했다고 자랑하던데 그런 자료는 사실 5분이면 만듭니다.

트레이딩용 시스템을 만들 때 처음에 많이 하는 실수 중 하나가 ‘최적화 오류’ 입니다. 매매 시스템을 만든 후 과거 값을 가지고 백테스트를 하는데요. 최적화 오류는 쉽게 말해서 수익률, 승률, Profit Factor, MDD 등 여러 시스템 평가요소값을 좋게 만들기 위해서 수치를 반복해서 조작하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면 진입(매수) 조건에 있는 이동평균선을 59일로 했다가, 60일로 했다가, 61일로 하는 등 수익률-승률-Profit Factor 값이 좋게 나올 때 까지 반복해서 수정하는 거예요. 그래서 실제로 매매를 시작하면 대부분 박살(?)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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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터백 사이트에 가면 위 그래프를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빨간색 네모 표시한 문장을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위 차트는 ML 포트폴리오 성과 비교를 위해서 2005년 6월부터의 누적성과를 백테스팅한 결과입니다.” 사업을 시작한지 아직 3년이 안된 걸로 알고 있는데요. 백테스팅이라는 단어 선택에서도 볼 수 있듯이 실제로 운용을 한 결과 값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다만,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아닙니다. 거북이 같은 개인이 시스템 트레이딩 하듯이 대충(?) 준비하지는 않았겠지요. 그리고 앞서 말씀드린 시스템 트레이딩과 쿼터백의 자산배분 시스템은 방법론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직접 비교할 수 없습니다. 단지 이러한 성격의 위험 요인이 있다는 것을 설명하고 싶었어요. 검증을 위한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사실 이미 프로그램을 통해 자동매매를 하고 있는 기관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이러한 서비스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개인이 이러한 방식으로 자산을 운용할 수 있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거죠.

참고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가 어떻게 발전할지 궁금하시면 미국 업체 사이트에 가보세요. 웰스프론트와 베터먼트가 대표적입니다.

웰스프론트(WealthFront) [바로가기]
베터먼트(Betterment) [바로가기]

6. 거북이 생각

투자는 정답이 없습니다. 초보자의 경우 자산배분형 상품이 낫다는 것은 거북이의 개인적인 생각일 뿐입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생각을 가지고 시장에 참여하기 때문에 투자를 통해 수익을 내는 사람도 있고 손해를 보는 사람도 있는 거죠. 정답이 있고, 그 정답을 찾는 방법론이 있다면 아마 재미있는 일은 생기지 않을 겁니다. 시장이 비이성적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투자기회가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모든 꼬북님들께서 자산배분형 상품을 우습게 생각하는 그 날이 오길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꾸준히 공부하고 투자경험을 쌓으면 스스로 자산배분을 잘 하실 수 있을 거예요.

꼬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