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액보험에 대한 생각

최종수정 : 2016-08-08


변액보험에 대한 글이 종종 올라옵니다. 증권 투자를 조금이라도 해보신 분은 10~15%의 높은 수수료(사업비) 하나만으로도 변액보험이 좋지 않은 투자상품이라는 것을 잘 아십니다. 투자경험이 없거나, 적은 꼬북님들을 위해 이야기를 만들어봤어요.

국 흘리지 마

두꺼비마을에 한국, 미국, 중국을 파는 A 국집이 있었어요. A 국집은 특이한 점이 국그릇을 골라야 했는데요. 국그릇은 변액그릇, 펀드그릇, ETF그릇, 이렇게 세 가지가 있었어요. 주문은 이렇게 합니다. “미국, ETF그릇, 하나요~”

두꺼비들은 대부분 변액그릇으로 주문했습니다. A 국집 사장이 변액그릇에 담아야 더 맛있다며 적극 추천했기 때문이에요. 심지어 어떤 두꺼비는 변액그릇에 담았기 때문에 맛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참고로 그 두꺼비는 펀드그릇, ETF그릇에 담아서 먹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두꺼비마을에 여행을 온 거북이 삼형제가 A 국집을 방문합니다. 사장의 적극적인 추천에도 불구하고 거북이 삼형제는 궁금하다며 각각 변액그릇, 펀드그릇, ETF그릇으로 주문했어요. 그런데 변액그릇에 담긴 국의 양이 10~15% 정도 적어 보입니다. 변액그릇에 시킨 첫째 거북이가 따지자 사장은 이렇게 말합니다. “변액그릇에 담을 때는 이상하게 손이 후달려서 많이 흘려요”

첫째 거북이는 불만이었지만 국이 맛있어서 참았습니다. 펀드그릇으로 주문한 둘째와 ETF그릇으로 주문한 셋째도 맛있다며 잘 먹습니다. 그런데 국이 자꾸 새어나오는 것 같았어요. 다 먹고 나서 보니 각 그릇바닥에 조그만 구멍이 있었습니다. 참고로 변액그릇의 구멍이 가장 컸어요.

거북이 삼형제는 A 국집을 나온 후 두꺼비들에게 이 사실을 알렸습니다. 두꺼비들은 “국을 안 흘리고 담을 수 있다고?”, “내가 먹다가 흘린거 아니었어?” 라며 놀라워했어요. 이후 두꺼비들은 한국, 미국, 중국 등 어떤 국을 먹든 펀드그릇으로 주문했는데요. 사장이 갑자기 불친절해졌다고 합니다. 심지어 ETF그릇으로 주문하면 다시는 오지마라며 화를 냈다고 해요.

그러다 A 국집 바로 옆에 베트남국, GOLD국도 파는 B 국집이 생겼는데요. B 국집은 ETF그릇으로 주문해도 되고요. 사장 대신 로봇이 서빙하는데 참 친절합니다. 그래서 A 국집은 요즘 장사가 잘 안 된다고 해요. 아, 맞다. A 국집은 요즘 신메뉴를 개발해서 추천한다고 들었어요. ‘국물 전환 돌멩이’였나.. ‘맛 확정 돌멩이’였나..

쓸데없이 길어졌는데요. 제가 이 이야기를 통해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투자는 투자대상 선택이 중요하고, 투자상품은 그냥 비용이 적은 것을 선택하시면 됩니다.

○ 투자대상 : 국 (미국, 중국, 한국)
○ 투자상품 : 그릇 (변액보험, 펀드, ETF)
○ 투자는 투자대상 선택이 중요
○ 투자상품은 비용이 가장 적은 것을 선택
– 수수료(사업비) : 손이 후달려서 흘린 국물
– 보수 : 그릇바닥의 구멍으로 새어나간 국물

변액보험이 안 좋은 이유는 간단합니다. 투자비용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투자상품이기 때문이에요. 투자비용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상품을 굳이 선택할 이유가 없어요. 물론 운용능력이라는 변수가 있는데요. 이 부분은 기대 안 하셔도 됩니다.

그리고 변액보험으로 투자해도 수익이 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투자는 투자대상 선택이 중요하기 때문이에요. A라는 투자대상의 가격이 상승했을 때 변액보험을 통해 A에 투자했다면 운용하는 사람이 아무리 XX이라도 수익이 납니다. 하지만 펀드나 ETF로 A에 투자했다면 수익이 더 많이 났을 겁니다. 정리하면 변액보험에 가입해서 수익이 난 것이 아니라, A에 투자했기 때문에 수익이 났고, 변액보험에 가입했기 때문에 수익이 났지만 수익률이 낮은 겁니다.

판매자 왈 “변액보험은 관리(펀드변경)를 해야 하는 상품이다”라는 의견을 종종 보는데요. “그걸 왜 하필 변액보험으로 해야 하느냐?” 라고 반문하고 싶습니다. 가입자 왈 “변액보험은 관리(펀드변경)를 해야 하는 줄 몰랐다”라는 의견을 종종 보는데요. “그걸 할 줄 알면서 변액보험을 가입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불완전판매 맞아요” 라고 말씀해드리고 싶습니다.

변액보험도 잘 관리하면 수익이 난다는 글, 이제는 좀 안 보고 싶네요. 물론 영업사원이라면 그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꼬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