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준비 개요

최종수정 : 2016-09-09


임시로 과거 작성했던 칼럼을 올립니다. 세월이 흘러도 자산관리의 기본적인 이론은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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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에 가입하지 않으면 정말 은퇴 후 여유가 없을까?”

19대 총선이 있었던 지난 4월, 총선보다 더 많은 관심을 받으며 더 많은 기사를 쏟아낸 주제가 있다. 바로 연금보험, 실비보험, 암보험 등 보험료 인상에 대한 내용이다.

사실 매년 4월에 연금 등 보험료가 인상된다는 이야기는 전혀 새롭지 않다. 과거에도 4월이면 보험료 인상으로 떠들썩했다. 왜냐하면 보험사는 4월부터 새로운 회계연도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통 3월이 되면 보험료 인상을 내세워 사람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한 후 손쉽게 보장성보험, 연금보험 등 상품을 판매해왔다. 평소 꼼꼼하게 따져보던 사람들조차도 보험료 인상 앞에서는 일단 가입하고 보자는 식으로 대처했으니 보험사 입장에서는 정말 괜찮은 마케팅 수단이 아닐 수 없다. 영업사원 입장에서는 매년 3월이 기다려질 만도 하다.

2012년 4월을 앞둔 보험사의 마케팅 포인트는 연금보험, 실비보험 판매를 위한 경험생명표 갱신과 실손특약 보험료 인상 두 가지였다. 지금까지도 경험생명표 갱신을 활용해서 연금보험 판매를, 실손특약 보험료 인상을 활용해서 실비보험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경험생명표는 연금보험 판매에 단골로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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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보험의 손해율이 높다는 이유로 보험사들은 호시탐탐 보험료 인상을 노리고 있다”

경험생명표는 연금보험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경험생명표란 보험가입자를 대상으로 성별, 연령별 사망률을 계산한 표로서 종신형연금 지급 시 연금액 산정의 기준이 된다. 쉽게 생각해서 65세부터 연금을 받기 시작하고 경험생명표 상 평균수명이 85세라면 20년간 생존할 것으로 가정하고 연금액을 산정하여 연금액을 지급한다. 그리고 85세 이후에도 생존해 있으면 계속해서 연금을 받을 수 있다.

경험생명표가 갱신된 후 연금에 가입하면 왜 가입자에게 불리하다고 말하는 것일까? 남녀를 불문하고 경험생명표 상 평균수명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연금액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연금 가입 후 20년간 생존할 것으로 가정할 때와 10년간 생존할 것으로 가정할 때 언제 더 많은 연금을 주겠는가? 당연히 후자다. 다음 그림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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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액의 크기를 화살표 두께로 표시했다. 연금보험에 가입하고 적립액이 같다면 연금보험에 일찍 가입해서 4회 경험생명표를 적용받는 사람이 나중에 가입해서 6회 경험생명표를 적용받는 사람보다 더 많은 연금액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보험사의 연금보험 마케팅 포인트는 바로 여기에 있다. 다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상품구조가 투명하지 않다는 논란이 존재한다.

그런데 우리가 생각해볼 문제가 있다. 연금보험 역시 저축성보험이라 사업비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보험사는 장기투자, 물가상승률 등을 운운하며 변액연금보험 위주로 판매하는데 변액연금보험의 사업비는 약 15%에 달한다. 변액연금보험에 20만원을 가입하면 매달 20만원 중 3만원이 사업비로 반영되어 보험사의 수입이 된다는 뜻이다. 가입금액/기간/수익률 등 나머지 조건을 동일하게해서 연금과 펀드/ETF를 비교하면 연금이 항상 훨씬 더 적을 수밖에 없다. 연금보험에 20만원 가입해봐야 17만원 씩 투자되는데 어떻게 20만원씩 투자되는 펀드나 ETF를 따라잡을 수 있겠는가? 연금이면 무조건 더 좋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금액이 많아야 연금액도 많아지는 것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연금가입과 은퇴준비를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은퇴준비에 대한 생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 연금상품에 일찍 가입하는 것으로 은퇴준비를 일찍 시작한다는 것은 맞는 말이지만 은퇴준비를 일찍 시작하기 위해 연금상품에 일찍 가입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은퇴준비 방법에 연금만 있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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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은퇴준비의 전부가 아니다. 연금소득은 은퇴 후 소득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여러 소득원 중 하나에 불과하다. 단지 보험사는 당연히 보험사 입장에서 개인연금상품을 부각시켜 홍보를 하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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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소득 중 개인연금은 수익성이 떨어지는 편이다

은퇴준비란 근로소득에만 의존하던 현금흐름을 근로소득이 없어도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금융/연금/임대/사업소득 등 은퇴소득 포트폴리오로 대체해 나가는 과정이다. 안정된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저축하고 안전하게 투자하는 과정에서 자산이 증가하게 되고, 자산이 증가함에 따라 전체소득에서 금융/연금/임대/사업소득이 차지하는 비율이 점점 더 커지게 된다. 어느 순간 금융/연금/임대/사업소득이 현재 지출을 넘어서게 되면 금전적 차원에서 은퇴준비가 끝났다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서 근로소득이 없더라도 현재 지출수준을 유지하며 연금소득 등을 통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상태에 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은퇴준비가 되었는데 계속해서 저축을 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물론 현재 근로소득을 위한 활동이 나쁘지 않다면 계속해서 일을 할 수 있고 그만큼 더 풍요로운 은퇴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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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포트폴리오 내 연금소득의 비중을 처음부터 늘려가는 것이 과연 합리적일까? 나는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 연금의 비중을 조금씩 늘려가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상대적으로 연금소득의 수익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처음부터 연금소득에 집중하게 되면 전체 자산을 크게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된다. 앞서 말했지만 연금이라는 지급방식보다 중요한 것은 전체 자산규모를 키우는 것이다.

그리고 보험사가 풍요로운 노후를 위해서 얼마의 돈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매달 얼마의 돈을 꾸준히 저축해야 한다는 등 은퇴준비를 수치화, 계량화시키는 동안 우리는 정작 중요한 것을 잊고 있다. 풍족한 노후생활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돈(연금)이 아니라 건강과 건전한 취미생활, 원만한 대인관계가 아닐까? 이 세 가지가 뒷받침된다면 금전적인 부분을 최소한으로 준비해도 만족스러운 노후를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연금 가입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다. 금융사들의 감언이설에 속지 말고 나만의, 나에게 최적화된 은퇴준비 계획을 세워나가자. 연금 가입은 나중에 고려해도 늦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