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과 투자 선택 고민

이 글을 처음 보면 차례대로 다 읽자.

1. 거북이 생각

현금흐름 관리 시스템을 잘 만들고 지출통제와 강제저축 실천을 잘하는 사람이 많다. 이런 사람은 시간이 흐를수록 순자산이 계속 늘어나고 순자산 1억원에 곧 도달한다. 투자는 1억원에 더 빨리 도달할 수 있으나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다는 것이 문제다. 저축을 열심히 했는데 1억원을 달성하지 못하는 경우는 결혼을 빨리했을 때뿐이다.

그런데 저축만 하던 사람도 순자산이 늘어남에 따라 수익률을 높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투자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다. 이 단계에 있는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모았다. 앞으로 계속 추가할 생각이다.

꼬북.

2. 지출통제의 위력

돈을 빨리 모으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① 저축/투자액 늘리기
– 수입 늘리기
– 지출 줄이기
② 수익률 높이기

수입은 늘리기 어렵고 지출은 줄이기 어렵거나 싫으니 대부분 ② 수익률 높이기에 집중한다. 문제는 수익률을 높이려면 저축 대신 투자를 해야 하는데 투자는 수익이 보장되지 않는다. 손실이 날수도 있다. 그래서 손실에 대한 거부감이 큰 사람은 바로 투자를 시작하는 것을 추천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러한 성향을 가진 사람은 재미있게도 지출통제에 대한 거부감은 거의 없다. 잘할 수 있는 지출통제에 집중하자. 지출통제만으로도 굉장히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지출을 줄여서 저축을 늘린 금액을 이자-수익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출 100을 90으로 줄이고 저축 100을 110으로 늘렸을 때 늘어난 저축액 10을 이자-수익으로 반영하면 된다. 이때 적금금리 변화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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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출을 10% 줄였을 때 저축률에 따른 금리 변화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저축률이 낮을수록 지출을 10% 줄이기 쉬운데 효과는 어마어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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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는 지출통제-강제저축과 달리 내가 열심히 한다고 항상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다. 경제위기가 찾아와서 다 같이 슬퍼하기도 하고 이상하게 내가 보유한 종목만 수익이 안 나기도 한다.

일단 내 의지로 할 수 있는 지출통제와 강제저축에 집중하는 것을 추천한다. 저축은 종잣돈과 목돈을 모으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시간이 다 해결해준다.

3. 투자 시작 시점

○ 거북이 : 넌 투자 안 하니?
○ 두꺼비 : □□원 모으면 투자할 거야
○ 거북이 : □□원 모으면 그땐 투자할 수 있을까?

□□원을 모으면 투자를 시작한다는 계획을 세우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은 □□원을 모아도 투자를 시작하지 못하거나 금방 끝내는 경우가 많다. 내가 생각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계획만 세우다 끝남
② 심리적 압박을 이겨내지 못함

투자를 할 때도 계획을 완벽하게 세우려는 사람이 있다. 내가 무식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투자를 하기 전에 투자상품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나는 투자 지식과 경험 중 경험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론적으로 공부하는 것보다 투자하면서 보고 배우는 것이 더 많다는 뜻이다. 전혀 예상치 못한 변수가 등장하기도 한다.

심리적 압박은 손실에 대한 거부감이 클수록 심하게 받는다. 성향의 차이인데 나는 훈련에 의해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① 100만원 중 1만원 손실 : 1% 손실
② 1억원 중 100만원 손실 : 1% 손실

같은 1% 손실인데 느낌이 다르다. 나는 ①처럼 소액으로 꾸준히 투자를 한 사람이어야 ②의 손실을 100만원이 아니라 같은 1%로 인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투자경험이 적을수록 손실을 비율(%)이 아니라 금액으로 인식하는 사람이 많았다. □□원을 모은 후 첫 투자를 하면 작은 손실에도 느끼는 심리적 압박이 엄청나고 이를 이겨낼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현재 투자를 하지 않지만 나중에라도 투자할 생각이 있으면, 혹은 그런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조금씩 소액으로 투자하면서 투자 지식과 경험을 늘리는 것을 추천한다. 최근에는 월 10만원으로도 할 수 있는 것이 많다.

참고로 □□원을 모은 후 여기저기서 상담받다가 금융회사 영업사원 말에 혹해서 투자했다 날리는 경우가 최악이다.

4. 이상한 투자계획

나는 투자 지식과 경험만큼 기본적인 현금흐름 관리 계획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투자심리–심리적 압박감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지금까지 5,000만원을 모았고 매달 100만원씩 저축/투자할 수 있다고 하자.

○ 5,000만원
○ 월 100만원 저축

투자를 시작한다면 어떤 방법이 투자 심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까?

① 4,000만원 저축 | 월 80만원 저축
– 1,000만원 투자 | 월 20만원 투자
② 5,000만원 저축 | 월 100만원 투자

나는 ②가 안정적이라고 생각하는데 ①을 선택하는 사람이 많다. 장기-적립식-분산투자가 안정적인 투자방법이 맞으면 ②를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을까? 매달 저축할 수 있는 돈 모두를 투자하라는 뜻이 아니다. 아래 순서대로 진행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말이다.

① 5,000만원 저축 | 월 80만원 저축, 20만원 투자
② 5,000만원 저축 | 월 50만원 저축, 50만원 투자
③ 5,000만원 저축 | 월 100만원 투자
④ 4,500만원 저축 | 500만원 투자 | 월 100만원 투자

매달 저축할 수 있는 100만원을 모두 투자하면서도 심리적으로 압박을 받지 않는 상태가 될 수 있다. 정확히 표현하면 수익-손실 상태를 많이 반복하다 보니 “수익이 났을 때 정리하지 뭐” 손실에 무덤덤해지는 순간이다. 최소한 이 정도의 마인드는 가져야 목돈도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투자대상을 잘 골랐을 때 얘기다)

투자를 할 생각이 있으면 매달 조금씩 투자하면서 투자 지식과 경험을 늘려가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