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방법 : 기본기

이 글을 처음 보면 차례대로 다 읽자.

1. 강제저축

저축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선저축 후지출, 즉 강제저축이다. 반대인 선지출 후저축은 상상 속에서나 가능하다. 물론 가능한 사람도 있겠으나 그 사람조차 선저축 후지출을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그래서 누구나 선저축 후지출을 추천한다.

강제저축은 정기적금과 정기예금을 통해 가능하다. 예를 들어 급여일이 25일이면 정기적금에 가입할 때 자동이체일을 26일로 정하면 된다. 하루 정도는 기분 좋은 상태로 지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정기적금과 정기예금에 가입한 후 그냥 잊고 지내자.

저금리 시대가 길어지면서 금리가 정기예금만큼 높은 입출금통장이 종종 눈에 띈다. 금리가 높다는 이유로 정기적금과 정기예금 대신 고금리 입출금통장을 활용하는 사람이 있는데 연 0.1% 내외의 이자를 더 받을 수 있으나 순간의 선택, 혹은 충동으로 인해 돈을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 저축은 반드시 강제저축을 가능하게 하는 정기적금과 정기예금을 추천한다.

2. 적금가입

돈을 모으기 위해 선택하는 저축상품은 적금이다. 적금은 정기적금과 자유적금이 있다. 정기적금은 정해진 날짜에 정해진 금액을 입금해야 하고 자유적금은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입금할 수 있다(안 해도 된다). 그래서 돈을 모으려면 강제저축을 위해 정기적금을 가입해야 결과가 좋다.

정기적금에 가입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금리가 아니라 가입금액이다. 1년만기 연 3.0% 정기적금에 월 10만원씩 입금하여 만기까지 유지하면 이자가 19,500원(세금 무시)으로 생각보다 적다.

그런데 월 10만원 대신 월 11만원씩 저축하면 결과가 다음과 같이 바뀐다. 극적 효과를 위해 금리를 연 3.0%가 아니라 연 2.0%인 정기적금으로 비교해보자. (세금 무시)

○ 월 10만원, 연 3.0% : 1,219,500원 싫어요
○ 월 10만원, 연 2.0% : 1,213,300원 싫어요
월 11만원, 연 2.0% : 1,334,300원 좋아요

당연한 결과지만 저축금액 월 1만원의 차이가 금리 연 1.0%의 차이보다 더 크다. 매달 저축금액을 100만원과 101만원으로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세금 무시)

○ 월 100만원, 연 3.0% : 12,195,000원 싫어요
○ 월 100만원, 연 2.0% : 12,130,000원 싫어요
월 101만원, 연 2.0% : 12,251,300원 좋아요

생각해보자. 금리가 연 1.0%나 더 높은 정기적금을 찾기가 쉬운지, 매달 1만원 더 저축하기가 쉬운지 말이다. 매달 1만원씩 더 저축한다고 삶의 질이 극도로 나빠지지는 않는다.

정기적금 가입금액을 최대로 늘리고 정기적금 금리도 신경 쓰면 금상첨화다. 금리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금리보다 저축금액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니 오해하지 말자.

3. 예금가입

적금을 통해 어렵게 모은 돈을 굴릴 때 가입하는 저축상품은 예금이다. 정기적금처럼 강제저축을 위해 정기예금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돈을 모을 때는 금리보다 저축금액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었는데 모은 돈을 굴릴 때는 금리가 더 중요하다. 정기예금 가입금액은 보통 의지에 따라 바뀌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변수는 금리밖에 없다. 그리고 가능하면 단리 저축상품 대신 복리 저축상품을 선택해야 한다.

아쉽게도 교직원공제회, 행정공제회 등 직장 공제회를 제외하면 제대로 된 복리상품이 없다. 저축금액의 10%에 달하는 사업비(수수료) 때문에 상품 같지도 않은 비과세 저축보험을 복리라며 추천하는 집단이 있을 뿐이다.

그래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복리는 복리 저축상품을 통해서만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단리 저축상품에 가입하더라도 저축방법 개선을 통해 복리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방법은 다음과 같다.

① 정신 차림
– 1년만기 정기적금 가입

② 1년이 지남
– 적금의 원금+이자 → 1년만기 정기예금 가입
– 1년만기 정기적금 다시 가입

③ 또 1년이 지남
– 적금/예금의 원금+이자 → 1년만기 정기예금 가입
– 1년만기 정기적금 다시 가입

단리 저축상품을 통해 복리 효과를 누리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원금+이자’를 고스란히 정기예금으로 가입하는 것이다. 아주 간단한 방법인데도 불구하고 이를 실천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사소한 차이지만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자산 증가속도의 차이는 점점 더 커진다. 마치 복리의 마술처럼 말이다.

4. 만기

(1) 만기 후 금리
만기일이 지나면 가입할 때의 약정금리가 아니라 만기 후 금리가 적용된다. 만기 후 금리는 약정금리보다 훨씬 낮다. 금융회사마다 차이가 있는데 은행은 적당한 금리를, 저축은행은 연 0.1%에 불과한 금리를 적용한다.

○ 제1금융권
– 1개월 미만 경과 : 약정금리의 50%
– 1개월 이상 경과 : 더 형편없는 금리
○ 제2금융권
– 연 0.1% (입출금통장 금리)

가입할 때는 연 0.1% 금리를 따지다가 만기가 되었는데 바로 만기 해지하지 않아 초저금리로 방치하는 일을 만들지 말자. 만기의 기쁨은 덤이다.

(2) 자동해지 서비스
온라인으로 가입/해지할 수 있는 상품은 필요가 없다. 자동해지 서비스는 금융회사 영업점을 직접 방문해야 만기 해지를 할 수 있는 상품일 때 의미가 있다.

가입할 때 자동해지 서비스를 신청하면 만기일에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만기 해지되고 원금과 이자를 최초 신청한 계좌로 입금해준다. 주의사항은 다른 금융회사 계좌는 안 된다. 사실상 입출금통장으로 옮기는 건데 ‘만기 후 금리’와 차이가 없다. 만기 후 초저금리로 방치하지 말자.

(3) 만기일이 휴일인 경우
만기일이 휴일이면 휴일 전후 영업일에 이자 불이익 없이 만기 해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만기일이 3일인데 2일부터 4일까지 연휴면 금융회사 영업일인 1일(전)이나 5일(후)에 해지해도 된다. 1일(전)에 해지하면 2일 이자를 빼고, 5일(후)에 해지하면 2일 이자를 더해서 준다.

5. 중도해지

예상치 못한 일로 인해 중도해지를 고민하는 순간이 찾아올 수 있다. 문제는 중도해지 금리가 매우 낮다. 유지한 기간이 길수록 중도해지 금리가 높아지지만 가입할 때 약정금리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중도해지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면 아래 순서대로 확인하자.

(1) 특별중도해지 : 일부 상품
일부 상품은 중도해지를 하더라도 가입할 때 약정금리(우대금리는 미적용)를 적용하는 특별중도해지가 있다. 특별중도해지를 할 수 있는 상품인지, 할 수 있다면 그 조건을 먼저 확인하자. 아래는 재형저축의 특별중도해지 조건이다. 결혼이나 출산이 포함된 상품도 있다.

○ 천재지변
○ 퇴직, 사업장의 폐업
○ 3개월 이상의 입원치료 또는 요양이 필요한 상황

(2) 예금담보대출 : 모든 상품
예금을 담보로 대출받을 수 있다. 대출한도는 예금액의 90%, 대출금리는 ‘예금금리+1.0~1.5%’, 중도상환수수료는 없다. 대출원금과 대출이자 상환은 예금 만기일에 자동으로 정산된다. 예금 만기일에 대출원금과 대출이자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받는다는 뜻이다.

일부 저축은행 상품은 대출이자 납부방식을 ‘이자 선취’로 하면 예금액의 100%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담보비율이 높아지는 대신 대출금을 받을 때 대출이자를 제외한 금액을 받는다는 뜻이다.

○ 대출이자 납부방식과 대출한도
– 이자 선취 : 예금액의 100% (일부 상품)
– 이자 후취 : 예금액의 90%
○ 대출상환 : 예금 만기일에 상계처리
– (예금 원금과 이자 – 대출 원금과 이자) 지급

만기일이 얼마 안 남았다면 예금담보대출이 중도해지보다 낫다. 중도해지 금리가 형편없기 때문이다.

(3) 참고사항 : 만기 앞당김
정기적금은 만기일로부터 1개월이 안 남았으면 만기 앞당김(당김해지)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만기일까지 남은 기간의 이자를 차감하는데 저축원금 전체에 예금담보대출금리를 적용하므로 불리하다. 그냥 필요한 금액만 예금담보대출을 받는 것이 낫다.

6. 기준일 만들기

저축을 시작하면 어느 순간부터 돈을 모으는 것이 재밌게 느껴지고 지출통제를 잘해서 저축금액이 늘어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늘어난 저축금액을 위해 정기적금을 하나씩 더 가입한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저축금액 증가와 함께 늘어난 수많은 정기적금과 정기예금을 관리하는 것이 어렵게 느껴진다. 정기적금과 정기예금이 만기가 되었는데 바빠서 신경 쓰지 못 하는 일도 생긴다. 만기일이 지나면 기본금리의 절반도 안 되는 만기 후 금리가 적용되므로 매우 손해다.

그래서 현금흐름을 관리할 때 기준일이 필요하듯이 저축도 기준일이 필요하다. 1년 동안의 총수입과 총지출을 확인하기 좋은 12월이나 1월을 추천한다.

12월을 기준으로 저축하려고 하는데 이미 3월이나 5월에 만기가 되는 저축상품이 있어도 문제없다. 예를 들어 3월에 만기가 되면 가입기간을 9개월 or 21개월, 5월에 만기가 되면 가입기간을 7개월 or 19개월로 신규 가입하여 만기를 12월로 조정할 수 있다. 가입기간을 1년 미만으로 하면 금리가 낮으므로 시간이 걸리더라도 21개월이나 19개월을 추천한다.

○ 3월만기 → 가입기간 21개월로 가입 → 12월만기
○ 5월만기 → 가입기간 19개월로 가입 → 12월만기

예금/적금 만기일은 월 단위가 아니라 일 단위로도 지정할 수 있다. 가입일 2017-05-25, 만기일 2018-12-01, 이런 식으로 정할 수 있다. 한 번만 신경 써서 정리하면 앞으로 계속 1년에 한 번만 신경 써도 된다.

7. 진짜 저축률

소득 대비 저축률을 50%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말이 불편하게 느껴지는 사람이 있다. 아마도 자녀가 있는 기혼자일 것으로 예상한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자녀를 양육하며 저축률을 50% 이상으로 유지하기가 쉽지 않은데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는 기본급여 대비 저축률을 겉보기 저축률이라 부른다. 직장인들의 수입은 기본급여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본급여 외에도 다양한 수당, 상여금, 성과급이 있다. (급여체계에 따라 없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이러한 기타수입을 허무하게 낭비하는 사람이 많다. 기본급여로 감당이 안 될 정도로 불어난 신용카드 대금 결제, 지름신 잠재우기가 대표적인 예다. 일부 기혼자는 수당을 급여통장 대신 다른 통장으로 받아 비자금을 조성하기도 한다.

기타수입을 무시하고 기본급여 대비 저축률이 50%가 넘는다고 만족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월 단위 현금흐름으로 계산한 겉보기 저축률이 아니라 연 단위 현금흐름으로 계산한 진짜 저축률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기본급여의 70% 이상을 저축하더라도 수당, 상여금, 성과급 등 기타수입을 모두 지출하면 진짜 저축률이 50%에도 못 미칠 수 있다.

○ 월 단위 현금흐름 : 겉보기 저축률 싫어요
– 월 기본급여 기준
○ 연 단위 현금흐름 : 진짜 저축률 좋아요
– 기타수입을 포함한 연소득 기준
. 기타수입 : 수당, 상여금, 성과급 등

육아비나 사교육비 지출이 많은 맞벌이부부, 주거비나 교통비 지출이 많은 주말부부 등 현실적인 이유로 겉보기 저축률이 50%에 못 미치는 사람은 연 단위 현금흐름에 집중하자. 기타수입을 잘 모으면 진짜 저축률 50% 이상을 달성할 수 있다. 구체적인 방법은 다음과 같다.

① 자유적금 활용
1년 단위로 정기적금에 가입할 때 자유적금도 하나 가입하자. 수당, 상여금, 성과급 같은 기타수입 중 저축할 수 있는 금액은 자유적금에 입금하면 된다.

② 정기예금 활용
기타수입이 생길 때마다 정기예금에 가입한다. 만기일은 앞서 설명한 저축 기준일로 지정하자.

③ 투자상품 활용
투자 지식과 경험이 많다면 펀드, ETF 같은 투자상품도 괜찮다. 장점은 저축하는 것보다 흥미진진하다. 단점은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직장인은 매년 1~2월에 연말정산을 한다. 소득공제와 세액공제 같은 세금혜택을 받기 위해서 지출액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데 앞으로는 저축액에도 관심을 가져보자. 원천징수영수증을 보면 연 단위 현금흐름을 쉽게 알 수 있어서 진짜 저축률을 계산하기 편하다.

8. 거북이 생각

저축을 시작하면 이자를 조금이라도 더 많이 받기 위해 노력한다. 금리가 높은 정기적금을 가입하기 위해 2시간 거리에 있는 금융기관을 방문하기도 하고 금리를 높이기 위해 카드 결제금액을 늘리는 이상한 행동을 하기도 한다. 최근에 카드 결제금액에 금리가 연동되는 저축상품이 부쩍 많아진 느낌이다. 이런 사람이 많아서 그런가?

나는 저축이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지출통제와 강제저축이라는 습관이 형성되면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준다는 뜻이다. 저축을 통해 성공적으로 자산관리를 하는 사람을 보면 고금리가 주요 쟁점은 아니다.

결과가 너무 정직해서 재미가 없다고 느껴질 수 있는 저축. 하지만 누군가는 그 정직한 결과물에 재미를 느낀다. 투자에 집중하더라도 기본적인 저축습관, 즉 지출통제와 강제저축의 의미는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

꼬북.